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9월 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의료 발전계획 제안 토론회와 6일 공공 심야약국 도입 토론회에서 표명된 대한약사회의 입장에 유감을 표한다.
의사와 약사는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할 도덕적•법적 책임을 가진다.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약사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한약사회는 이를 존중하고 국민 건강을 걱정하기보다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편승하여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한약사회는 건강보험의 재정 절감 필요성을 언급하며 의료비 절감을 위해 약사의 진료권 확대를 주장하였다. 대한약사회가 다룰 수 있다고 주장한 많은 건강 문제는 단지 약을 먹는 것 이상의 관리가 필요한 것들이다. 의사들에게도 충분한 경험과 노력이 필요한 이 문제들을 감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용감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의료법이 허용하는 업무 범위의 문제를 제쳐놓더라도 대한약사회의 주장은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면 저질의 의료에 국민의 건강을 맡겨 놓아도 상관없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만 오천 전공의들은 스스로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가혹한 근무 환경을 감내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환자를 돌본다는 것의 도덕적 책무, 그리고 그에 수반하는 법적 책임을 다할 수 없는 이에게 책임 없는 권리를 부여하라는 대한약사회의 요구는 수많은 전공의들의 노력을 한 순간에 폄훼하는 것이며, 약에 대한 전문성을 표방해 온 약사들의 전문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다.
경제 논리가 힘을 얻고 정부 역시 그에 휘둘리는 시점에서 올바른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내고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보건의료체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직역의 값싼 이익만을 좇는 행태를 멈추고, 국민 건강의 일익을 담당하는 자신의 전문성을 돌이켜보는 대한약사회의 성숙한 모습을 기대한다.
2017년 09월 07일
대한전공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