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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조기위암 치료해도 헬리코박터 제균 안하면 위암 재발위험↑

조기위암 치료 후 헬리코박터 제균하면 위암 발생위험 50% 감소


국립암센터 최일주 박사, ‘NEJM’ 논문 게재 




내시경을 이용한 조기위암 절제 후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위암 재발률이 훨씬 낮다는 국내 연구성과가 세계적 의학저널인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위암센터 최일주 박사(소화기내과 전문의) 연구팀은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하는 경우 위암의 재발 위험이 50%로 감소하고, 48%의 환자에서 위암의 위험인자인 위축성 위염도 호전된다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위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1위다.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전체 암 발생의 13.6%를 차지했다. 다행히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은 대표적인 암이다. 특히, 국가암검진에 위암검진이 포함되어 있어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내시경 절제술로 위암을 치료하는 환자의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위암 환자 중 약 30%는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 받는다. 






내시경 절제술은 위 내시경을 통하여 암과 주위의 정상부위의 점막하층까지만 살짝 도려내는 치료 방법이다. 위 전체를 보존하여 치료 후 삶의 질을 유지하고, 수술에 비해 합병증도 낮다. 문제는 내시경 절제술을 받아도 위의 남은 부위에 새로운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일주 박사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1,350명의 조기위암 환자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양성인 396명을 제균약 또는 위약 투여 후 위암 발생 및 위축성 위염의 호전 여부를 2016년까지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최장 12.9년의 추적관찰 기간(중앙값 5.9년) 동안 제균약을 복용한 그룹 194명 중 14명(7.2%)에서, 위약을 복용한 그룹 202명 중 27명(13.4%)에서 위암이 각각 새로 발생해, 제균약 그룹이 위약 그룹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50%나 감소했다. 


연구진은 헬리코박터 제균의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분석을 실시했는데, 헬리코박터가 성공적으로 제균된 환자는 지속적으로 감염되어 있는 환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68%나 감소했다.(또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제균약 그룹은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위축성 위염도 유의하게 호전됐다. 제균약 복용 그룹은 48.4%(157명 중 76명), 위약 복용 그룹은 15.0%(153명 중 23명)에서 위 체부 소만부의 위축성 위염이 조직학적 호전을 보였다. 이미 위점막의 위축성 변화가 진행된 환자에서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으면 위축성 변화를 호전시킬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최일주 박사는 “이 연구의 의의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고위험군인 조기위암 환자에서 증명했다는데 있다”면서 “특히 조기위암 환자에서는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인  위점막의 위축성 변화가 진행되어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제균 치료를 통해 위축성 위염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특히, 연구팀은 13년 동안 단일기관 이중맹검 전향적 무작위배정 위약대조군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관련된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조기위암의 내시경 절제술 후 헬리코박터 치료 효과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침을 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논문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72.406점에 달하는 의학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이다.


한편, 2018년 1월부터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조기위암의 경우, 2006년부터 절제술 뒤 제균 치료가 법적으로 허용됐지만 전액 본인부담이었고, 이번에 급여화 되었다. 



<참고자료> QnA

1. 이번 연구는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건강한 일반인 역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필요한가요?

관련하여 최 박사팀은 헬리코박터 감염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004년부터 위암환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는 국가암검진에 참여한 일반인 11,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및 국내 11개 대학병원과 함께 수행 중이다. 이 연구들이 마무리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위암 예방에 수준 높은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2. 단일기관 이중맹검 전향적 무작위배정 위약대조군 연구'라는 것이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를 낼 수 있는 연구 방법인가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같은 연구 설계라면 다기관 연구가 가장 수준이 높다. 하지만 위암에 대한 내시경 절제는 어려운 치료 방법이어서 2003년 다른 기관에서는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단일기관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점 이외에는 ‘이중맹검 전향적 무작위배정 위약대조군 연구’라는 점에서 연구 디자인은 가장 높은 근거 수준을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러한 점이 NEJM에 accept된 주요 요인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2008년 일본에서 Lancet에 발표한 논문 등 기존 연구는 ‘open-label’ 연구였다. 


<용어 설명> 

1.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세균: 위 점막을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는 위점액층에 살고있는 세균으로 급성·만성위염, 위십이지장궤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94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헬리코박터 세균을 위암 발생의 1급 발암요인으로 발표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감염되어 있다. 


2. 조기위암: 림프절 전이 유무와 관계없이 위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위암을 말한다. 조기위암 단계에서 진단되면 5년 생존율이 98% 이상으로 완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기위암 환자는 위암 주변 점막에 심한 위축성 위염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새로운 위암이 1년에 약 3%정도 발생하여서 일반인에 비하여 20~30배의 위암 발생 고위험군이다.


3. 내시경 절제술(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조기위암 중에서 림프절 전이의 가능성이 전혀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 수술 대신 시행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다. 위점막하층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특수제작된 칼로 병변을 박리하여 절제하는 치료법이다. 


4. 위축성 위염: 위의 표면인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인해 정상 조직이 소실되어 얇아진 상태로, 만성 위염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이며, 대개 만성적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5. 이시성 위암: 조기위암에서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한 이후 추적관찰 중 원래 치료 부위 이외의 다른 부위에서 새로 발생하는 위암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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